유정
여학교 교장인 최석는 독립운동을 하던 중 옥중에서 죽은 친구의 딸이자 제자인 정임을 맡아 키운다. 친 부모자식과도 같은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따뜻한 정은 마침내 플라토닉 러브로 변해간다. 이를 시기한 최석의 아내 이여사와 딸 순임은 정임이가 동경유학을 하는 사이에 그가 교장자리에서 물러나게 한다. 그는 정임이를 찾아가서 작별의 아쉬움을 남기고 만주로 떠난다. 이루지 못할 사랑인 줄 알면서도 사랑한 죄로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 눈내리는 벌판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헤매다가 몸져눕는다. 그 사실을 전해듣고 정임이가 달려가지만 그는 끝내 한 많은 인생의 종말을 고한다.